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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분이 알아야 할 모든 것

    우리는 아무리 메모를 못해도 바로바로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지 못한다. 그래서 메모의 중요성에 대해서 생각하지 못한다. (양치질의 역설)

    사람들은 메모가 백지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뿌리깊은 믿음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훌륭한 글은 훌륭한 시스템 아래에서 나온다.

    훌륭한 결과물을 얻기 위해서는 어떤 일을 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시스템에 대해서 충분히 숙달된 과정이 필요하다. 플루트로는 아름다운 소리를 낼 수 있다. 그렇지만 사람이 처음부터 플루트로 아름다운 소리를 낼 수는 없다. “뛰어난 성과는 (1) 뛰어난 도구와 (2) 뛰어난 사용법의 이해에서 나온다.”

    나쁜 루틴은 사람을 통제하고 좋은 방향으로 가지 못하게끔 한다. 좋은 루틴은 사람이 집중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해주고 몰입할 수 있게 한다. 몰입의 상태는 우연하지 않다.

    글쓰기라고 하는 것은 새로운 아이디어가 필요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는 계획에서 나오지 않는다.

    책을 많이 읽으면 읽을수록 내가 생각했던 아이디어를 이미 다른 사람이 생각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아이디어 사이의 연결에 집중해야 한다.

    못하는 사람은 작업의 난이도가 높지 않다. 그냥 어렵지 않게 한다. 잘하는 사람은 자기 자신에 대한 기대치가 매우 높다. 작업의 난이도도 높다. 가면 증후군이라고 하는, ‘누구보다 능력이 충만하지만 그 일을 감당할 수 없다고 느끼는’ 일을 당하기도 한다.

    좋은 해결책은 단순한 법 - 그리고 예기치 못한 부분에서 나오는 법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최고의 방법은 모든 것을 단순화하고 몇 가지 기본원칙을 세우는 것이다.

    작업습관의 변화를 만들기 위해서 ‘익숙한 옛날 방식으로 돌아가려는’ 단계에서 벗어나야 한다. 작업들이 기계화되고 내 일의 일부가 되어야만 의미 있는 변화가 생길 수 있다.

    GTD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처리해야 하는 일을 모조리 한 곳에 모아서 처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는 것이다. 모든 것을 한 곳에 모으고, 그 모든 것을 지속적으로 관리함으로써 우리는 통제력을 획득한다.

    성공적인 구조를 만드는 비결은 전체적인 관점에 있다. 전체를 보지 못할 때 우리는 방치된 부분에 대해 마음을 남기게 되고, 중요하지 않은 과제를 시급하게 느낀다. 통제력을 쥐고 있어야 한다.

    작업 프로세스를 따랐기 때문에 훌륭한 성과를 낼 수도 있다.

    작업 체계가 자신의 작업 환경 및 작업 리듬의 변화를 모두 수용할 수 있을 만큼 유연해야 한다. 강인한 의지력도 필요하겠으나 애초에 스마트한 작업환경을 만들 수 있다면 훌륭한 성과를 낼 수 있다. 고도로 생산성이 높은 사람들은 주어진 환경을 거스르는 것이 아니라, 저항력을 오히려 역이용한다.

    2. 여러분이 해야 할 모든 것

    글을 작성해야 하는데, 이미 글감이 다 완성된 상태를 생각해보자. 당신은 그저 글들을 이어맞추기만 하면 된다. 물론 글을 이어맞추는 작업도 꽤 고도의 사고가 필요한 과정이지만, 백지에서 글감을 떠올리기 위해서 끙끙대는 것보다는 낫다.

    게다가 내가 수집한 정보들 중에서 무엇이 부족한지를 색인을 통해서 아는 상황을 상상해보자. 그러면 내가 잘 모르는 부분만 추가로 알아보면 될 것이다. 상상만 해도 기분 좋지 않은가?

    이것을 위해서 꾸준히 글을 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글을 작성하는 것은 당연히 어렵기는 하다. 그렇지만 글을 ‘나의 언어’로 꾸준히 작성하는 것은 그 시스템을 이해하는 데에 큰 도움을 준다. 그리고 어차피 해야 할 작업이다 (나는 글을 써야 하니까!). 그러니까 꾸준히 펜이 되었든, 컴퓨터가 되었든, 글을 쓰도록 하자.

    2.1 차례대로 하기

    1. 임시 메모(temporary note)를 작성하기

    지내다가 불현듯이 생각나는 아이디어들을 메모하고, 임시 메모 상자에 적어둔다. 너무 정교하게 작성할 필요는 없다. 그때 들었던 생각을 상기시키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2. 문헌 메모(literature note)를 작성하기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던 내용을 메모한다. 꼭 기억하고 싶은 것이나 새로 알게 되었던 내용을 적는다. 이때 글을 “그대로 베껴 쓰지 않도록” 주의하자. 길이는 길지 않게, 내용은 내 표현으로 작성한다. 내용을 내 표현으로 작성하는 이유는 의미를 완전히 이해하기 위해서이다.

    일반적으로 글을 읽을 때 내가 원하는 정보들만 있을 가능성은 없다. 배우겠다고 생각한 내용만 배우는 경우는 거의 없다. 만약에 그렇다고 한다면 이미 배우려고 하는 내용을 알고 있는 경우이기 때문에 애초에 공부할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이 아티클이 나에게 유용한지 확인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그 아티클을 읽는 것이다. 그렇기에 항상 읽고, 도움이 되는 내용을 메모해야 한다. (학습의 비선형성)

    3. 영구보관용 메모(permanent note)를 작성하기

    [1]과 [2]에서 작성한 메모를 훑어보면서 유효한 아이디어를 아주 정교하게 정리한다. 이때 그 아이디어만 봐서는 안되고, 이미 완성된 메모상자도 함께 살펴보아야 한다. 기존에 있던 메모 내용과 연결되는 부분이 있는지, 어떤 부분을 새로 얻었는지 살펴봐야 한다.

    영구보관용 메모는 아주 정교하게 작성되어야 한다. 친구에게 편지를 보내는 것처럼, 누가 봐도 알아볼 수 있도록 완전한 맥락을 담아서 작성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모두 영구보관용 메모 안에 있다는 invariant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영구보관용 메모는 ‘색인’이 잘 되어 있어야 한다. 어떤 아이디어와 다른 아이디어의 연결관계가 명료하게 정리되어 있어야 한다. 영구보관용 메모의 목적은 글쓰기의 순간이 다가왔을 때 메모들만 보고도 글을 쓸 수 있을 정도 (아니면 더 찾아보아야 할 주제에 대해서 알 수 있을 정도) 가 되는 것이 목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색인이 정확한지 점검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3. 여러분이 지녀야 할 모든 것

    NASA의 우주 펜과 연필 이야기 – 우리는 항상 본질에 집중하여야 한다. 그런데 본질을 방해하는 기법이 너무 많다. 다양한 학습 기법과 메모 기법을 수집하고 받아들여도 역효과가 생긴다. 단순한 기법이 아니라 생각의 틀을 바꿔야 한다. 그게 메모상자 기법이다.

    메모상자 기법은 뇌가 잘 하지 못하는 ‘정보 저장’의 문제를 보조한다.

    4. 명심해야 할 한두가지

    우리는 살면서 과다한 방법론에 노출된다. “AA 잘하는 법” / “BB 잘하는 법” 과 같이 어떤 워크플로우를 개선하기 위한 방법론을 받아들였다가 “잘 동작하지 않는군” 이라고 생각하면서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버리고는 한다.

    플루트라고 하는 악기는 아름다운 소리를 낸다. 그렇지만 모든 사람이 한번에 플루트로 아름다운 소리를 낼 수는 없다. 플루트 연주법을 충분히 숙달해야 한다.

    비슷하게 훌륭한 작업습관으로 일하기 위해서는 (1) 정교하게 설계된 시스템(=플루트)이 있어야 하며, (2) 그 시스템을 개인이 충분히 숙달(=플루트 연주법에 대한 숙달)해야 한다.

    5. 유일한 관건은 글쓰기

    일반적으로 우리는 모든 것을 ‘의도적으로’ 잘하려고 할 때 훨씬 더 숙달된다. (양치질의 역설을 생각하자)

    우리의 제1목적이 메모를 쓰는 것, 그리고 메모 사이를 연결하는 것이 될 때 우리는 훨씬 더 효율적으로 글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이 내용에 대해서 내가 더 자세히 살펴봐야 할지, 아니면 이미 아는 내용인지, 내 연구 주제가 아닌지에 대해 판단할 수 있다. 또 그럴싸한 주장과 진짜 기억해야 할 주장인지도 판단할 수 있다. 더 열심히 책을 읽게 되고 능동적인 자세로 읽을 것이다. 세미나에 참석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내가 사는 방식이 바뀔 것이다.

    6. 가장 중요한 것은 단순함

    메모의 양이 늘어남에 따라서 유용성도 같이 늘어나도록 하는 시스템이 중요하다.

    단순 시간순으로 메모를 꾸준히 ‘쌓아’가기만 하게 되면 메모를 찾는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여, 결국 메모를 찾아보지 않게 된다. 메모는 그 찾는 맥락에 따라서 메모를 바로 찾을 수 있도록 정리되어야 한다. 이것을 위해서 영구 메모를 구성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메모를 하다 보면 아래와 같은 질문에 봉착하게 된다.

    • 메모할 것이 생겼는데, 어디에 저장하지? (-> 제텔카스텐: 임시 메모)
    • 어떤 주제와 관련된 것을 알아보고 싶다. 내가 예전에 알아봤던 건 뭐지? (-> 제텔카스텐: 영구 메모)

    모든 메모를 한 곳에서 관리하고, 메모를 찾는 맥락에 따라 유의미하게 정리하는 것: 이게 제텔카스텐의 핵심이다.

    저자는 컨테이너 시스템에 대해서 예시를 들면서 메모는 표준화된 형식으로 작성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하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나도 잘 이해하지 못했다.

    신호 대 잡음비

    7. 맨땅에서 시작하는 사람은 없는 법

    모든 지식은 이전에 연구했던 바를 바탕으로 시작한다. (이것을 한스 게오르그 가다머는 “해석학적 순환”이라고 부른다.) 어떤 의미 있는 조사를 하기 위해서는 이전에 공부했던 것들을 살펴보아야 한다는 뜻이다.

    우리는 글쓰기를 할 때 항상 백지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이전부터의 믿음을 가지고 있다. 브레인스토밍을 하라고 하기까지 한다. 그렇지만 백지에서 시작해봤자 항상 평범한 결과밖에 나올 수 없다. 만약에 백지에서 시작했는데 훌륭한 결과물이 나온다면, 그것은 머릿속에 훌륭한 연구결과가 이미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의 뇌는 그렇게 이성적이지도 않고 논리적이지도 않으며 충분히 신뢰할 수도 없다.

    글쓰기는 본질적으로 비선형적 과정이다. 좋은 글감들은 정말 우연에 가깝게 나타난다. 그리고 그런 글감들을 만나고 다니면서 점점 그 글감이 발전하여 하나의 ‘통찰’이 된다. 그러나 이렇게 비선형적인 과정을 선형적인 프로세스에 억지로 끼워 맞추려고 해봤자 답이 없다. (허구적 선형성: fictional linearity) 글쓰기 과제를 받기 전에는 반드시 충분한 자료가 갖춰져야 하며, 만약에 그렇지 않다면 65세 노인에게 은퇴 대비 저축법을 이야기하는 금융상담원과 같은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프로그래밍도 마찬가지인 것 아닌가? 우리는 면접을 통해서 ‘이전에 알고 있는 지식’ 을 검증하고, 그 ‘알고 있는 지식’을 바탕으로 토스 안에서 서비스를 만드는 것을 기대하는 것이 아닌가?)

    8. 흐름을 타고 나아가기

    여러 주제들을 중심으로 메모 상자를 구성하면 그만큼 피드백 루프가 많아진다. 반대로, 한 주제를 중심으로 기존 방식과 동일하게 글쓰기를 하면, 그 주제에 갇히고 피드백의 기회도 제한된다. 피드백 루프는 왜 중요할까? 더 많은 시도를 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을수록 성공에 더 가깝기 때문이다.

    사고방식에는 “고정된 사고방식”(Fixed mindset)과 “성장적 사고방식”(Growth mindset)이 있다. 일반적으로 성공과 강한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은 성장적 사고방식이라고 말한다. 더 다양한 시도들을 해보는 데에 두려움이 없고, 피드백을 통해서 스스로를 발전시키기 때문이다. 반대로, 고정된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처음에 매우 영리하고 성공하더라도 그 성공하고 있는 자신에 매몰되기 쉽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잘 안되는 경우도 많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본인을 잡아먹어서 실패 공포증에 걸릴 수도 있다.

    메모를 작성하다 보면 유의미한 피드백 루프를 만들 수 있다. 내가 진짜 이 글을 읽었는지 비판적으로 점검한다. 우리는 글을 읽으면 내가 이해했다고 쉽게 생각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렇지만 메모를 하면 내가 진짜 이해한 것인지, 아니면 기존에 알고 있던 것과 모순이 되는지 빠르게 확인이 가능하다. 게다가, 주기적으로 메모상자를 점검하면서 복습하는 효과도 가진다.

    속독의 원리는 빨리 글자를 읽는 것도 있지만 글의 중요한 부분과 중요하지 않은 부분을 나누어 읽고, 중요하지 않은 부분은 정말 빨리 skimming 하는 것이다.

    위키피디아도 기본적으로 비슷한 원리라고 할 수 있겠지만, 개인의 메모 상자와는 큰 차이가 있다. 위키피디아는 다른 사람이 작성한 것이기 때문에 갑작스럽게 어려운 개념이 끼어들거나 한다. 하지만 개인 메모 상자는 그 사람의 현재 지식 수준과 보조를 맞추기 때문에 그럴 일이 없다. (동기부여라고 하는 것은 현재 자신의 실력 대비 성취수준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우리는 나이를 먹어가면서 완전히 독립적인 내용들을 배우는 것을 어려워한다. 반대로 기존에 알고 있던 것과 연결지어서 기억하는 것은 쉽다. (이게 말도 안되는 연상법이라고 하더라도 기억에 도움을 주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9. 분리하기와 연결하기

    9.1 과제 하나하나에 전적으로 집중하기

    우리는 본질적으로 멀티태스킹을 잘 못한다. 특히 최근에는 어떤 하나의 주제에 대해서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고 있다. 과거에 뉴스에서 단편적으로 사실을 제공할 때 나레이터가 읽어주는 내용은 약 40초 분량이었다. 현재는 10초 미만이다. (서진: 유튜브 영상이 긴 것도 너무 답답해서 쇼츠로 줄이는 것도 비슷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주의력을 집중할 연습을 하기가 많이 어려워졌다.

    9.2 멀티태스킹은 좋은 생각이 아니다

    멀티태스킹은 생각보다 우리의 작업능력을 떨어뜨린다. 그렇지만 우리는 멀티태스킹이 우리의 작업능력을 올려준다고 하는 착각을 하고는 한다.

    왜 우리는 그렇게 생각할까? 크게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첫번째, 우리는 생산성을 측정해줄 주요한 정량적인 지표가 없다. (서진: 결국에는 주어진 업무를 이 사람에게 ‘믿고 맡길 수 있을지’ 가 아닐까? 예를 들어서 그 사람의 업무역량이 부족하다면 난이도가 어려운 작업은 ‘믿고 맡길’ 수 없을 것이다. 반대로, 업무역량이 높은 사람은 어떤 일이라도 ‘믿고 맡길’ 수 있을 것이다.)

    두번째, 심리학에서는 ‘단순 노출 효과’ 에 대해 이야기한다. 단순 노출 효과란 우리가 어떤 일을 단순히 더 ‘많이 하면 할수록’ 그 일을 더 잘하게 되었다고 믿는 것을 말한다. (+ 더 좋아하게 되는 경향도 있다.)

    게다가 멀티태스킹은 우리의 대부분의 작업효율을 떨어뜨린다. 왜 그럴까? 우리에게는 주의력을 이동시키는 작업에 있어서 한계치가 존재한다. 계속 멀티태스킹을 하다보면, 우리는 계속 주의력을 이동시켜야 한다. 그렇지만 우리는 한 가지 작업을 한다고 믿고 있을 때에도 계속해서 주의력을 이동시킨다. 글쓰기라고 한다면 쉬지 않고 키보드만 치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 이곳에 어떤 문장이 들어가야 할지를 생각하고, 이전에 생각했던 내용을 점검하고.. 멀티태스킹은 이런 부분의 생산성까지 악화시킨다.

    이렇기에 우리는 ‘제한된 시간 안에’ ‘1가지의 일’을 ‘다른 일의 간섭 없이’ 할 수 있도록 하는 업무 시스템의 확보에 신경써야 한다.

    9.3 과제에 맞는 주의력 발휘하기

    살아가면서 만나는 대부분의 일은 모두 똑같지는 않다. 책을 읽을 때에도 웹소설을 읽을 때에는 거의 팔랑팔랑 넘기면서 읽는다. 반대로, 매우 높은 수준으로 집중하면서 읽어야 하는 전공책과 같은 책은 읽고 읽고 또 읽는다. 진짜 잘하는 전문가는 텍스트가 요구하는 대로 읽는 속도와 읽는 방법을 조절할 수 있다.

    예를 들어서 집중력에는 단순히 1개의 작업에 대한 집중을 유지하는 집중력도 있지만, 다양한 것들을 넘나들면서 집중력을 유지하는 유동적 주의력(floating attention)도 있다. 예를 들어서 교정할 때에는 텍스트 그 자체에 집중하지만, 글을 쓸 때에는 다음에 들어올 단어에 대해서 생각하기 위해 유동적 주의력을 발휘한다. 따라서 업무방식에 따라서 우리는 주의집중하는 방식을 바꾸어야 한다.

    9.4 계획의 달인보다는 전문가가 되기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작업은 그렇게 단순하지는 않다. 그렇기 때문에 매뉴얼대로 행동했다가는 현재 상황을 잘못 파악하기 일쑤이다. 진정한 전문가의 경우에는 매뉴얼 그대로를 따르지 않는다. 대신, 지금까지의 고민과 학습 내용의 퇴적물으로부터 대부분의 의사결정을 ‘직관’적으로 결정한다. 학습 매뉴얼들에서는 ‘직관’적으로 결정하지 말고 시스템을 따르라고 하지만, 사실 진정한 전문성은 직관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작업에 필요한 대부분의 규칙과 지식을 이미 내면화했기 때문에 규칙을 열심히 기억하거나 매뉴얼대로 행동할 이유가 없다.

    9.5 마무리짓기

    우리의 단기기억용량은 일반적으로 7개 내외라고 알려져 있다. 그렇지만 개념들을 연결하면서 기억함으로써 단기기억용량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예를 들어서 규칙 없어 보이는 숫자들이 주어져 있더라도, (1 11 12 1121 122111 …) 그 규칙을 알게 되면 그 규칙만 외우면 된다. 이것이 아마도 우리가 ‘암기’보다는 ‘이해’를 원하는 이유이지 아닐까 싶다. 메모상자 시스템은 이를 시스템적으로 보조한다.

    완성되지 않은 과제는 우리의 단기기억용량을 계속해서 침범한다고 알려져 있다. GTD 시스템은 우리의 단기기억용량을 외부의 할일관리시스템으로 ‘비워’준다고 하는 점에서 큰 효과를 가져온다. 메모상자도 마찬가지이다. 우리가 현재 알고 있는 내용이 빠짐없이 정리되어 있고, 다시 시작할 때 우리가 아는 상태에서 시작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메모상자는 우리의 단기기억용량을 증대시켜준다.

    반대로, 꾸준히 고민해야 하는 일이 있다면 계속 단기기억용량 속에 넣어놓는 것이 좋겠다. 왜냐하면 24시간 살면서 계속계속 고민하다가 어느 한 순간에 갑자기 풀리는 경험을 가져다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9.6 결정거리 줄이기

    의사결정이라고 하는 것도 또 하나의 자원이다. 대표적인 예시로 큰 회사의 CEO들은 의사결정 자원을 아끼기 위해서 입는 옷까지도 통일한다고 한다. 또한 본인이 일을 어떤 방식으로 수행할 것인가에 대한 ‘결정’도 마찬가지의 자원을 소진한다.

    이런 관점에서 일을 하는 방법을 통일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메모도 똑같은 방식으로 관리한다면 의사결정 자원을 아껴줄 것이다.

    또, 휴식은 우리의 의사결정 자원을 다시 채워준다고 알려져 있다. 단기기억은 장기기억으로 이전된다. 그러므로 업무 시간 중간중간에 의도적인 휴식시간을 가지도록 하자. 산책하거나 낮잠을 자거나!

    10.1 이해를 위한 읽기

    읽고 있는 책의 난이도에 따라서 책의 메모가 간단할 수도 있고, 책의 메모가 길어질 수도 있다.

    읽고 있는 내용에 대해서 왜곡되지 않도록 서지정보 시스템을 이용하여 문헌에 대한 발췌를 하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일 것이다.

    메모를 작성하는 뚜렷한 이유가 없으면 메모작성이 그냥 허드렛일 중 하나로 받아들여질 것이다.

    메모를 하는 가장 큰 목적을 영구메모에 추가하는 것으로 해두자.

    메모를 하는 데에 걸리는 시간이 길면 길수록 그 메모에 대해서 생각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강의 내용도 더 깊이 이해하게 된다.

    10.2 마음을 열어 두기

    사람에게는 반드시 확증편향이 있으며 자신이 믿기에 타당하다고 생각하는 내용을 더 적극적으로 받아들인다. 반대로, 반증할 수 있는 내용에 대해서는 아주 빠르게 잊어버린다.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반증 가능성이 있는 내용을 더 메모할 필요성이 있다.

    외부 시스템은 오직 결과적으로 우리가 원하는 것을 성취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지가 중요하다. 메모상자는 우리가 ‘통찰’하고 ‘유의미한 글쓰기’를 하는 데에 효과가 있는가?

    선형적 글쓰기 단계에서 우리는 미리 글쓰기의 주제를 정하고, 이후에 글감을 모은다. 당연히 확증편향이 효과를 발휘할 순간이다. 이 때문에 아이디어는 하향식이 아니라 상향식으로 발전시켜야만 한다.

    글에 대한 계획은 오직 메모상자를 통해서 논의를 충분히 검토한 뒤에 가능하다 .

    10.3 핵심 파악하기

    글마다는 핵심 내용과 뒷받침하는 내용이 있다. 그리고 저자마다 그런 내용을 어떻게 표현하는지는 달라진다. 메모법을 통해서 그런 다양한 패턴들을 빠르게 파악하는 방법을 습득해야 한다. 그리고 그런 패턴을 파악하는 방법은 오직 계속 읽기 외에는 방법이 없다.

    10.4 읽는 법 배우기

    어떤 아이디어에 대해서 깊게 생각하는 시간이 짧을수록 그 아이디어는 나를 떠나가 버린다. 어떤 아이디어를 내 글로 표현하는 활동은 비록 더딜지 모르지만 그 아이디어가 나의 내면에 남도록 만드는 가장 강력한 방법이다.

    어떤 글을 단순히 반복적으로 읽는 것을 조심하라. 반복 읽기는 반복 노출 효과를 만들고, 우리가 실제로 그 주제에 대해서 이해하지 못하는데도 불구하고 이해한 것처럼 착각하게 만든다.

    메모 상자의 외부 시스템은 우리가 실제로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의 경계가 어디인지 의도적으로 테스트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10.5 읽으면서 배우기

    학습은 그 자체로 괴로울 수밖에 없다. 헬스장에 가서 무거운 덤벨을 드는 것은 당연히 괴로운 것이다. 가벼운 덤벨만 들 수는 없지 않은가? 학습에 더 많은 노력을 들이면 들일수록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

    수업에서 모든 것을 물 흐르듯이 넘어가도록 준비해준다면 그것은 ‘아, 좋은 내용이구나~’ 라고 넘길 가능성을 높여준다. 차라리 순서를 뒤죽박죽으로 해서 “에이씨, 내가 찾아보든지 해야지 뭐” 라고 해서 스스로 공부하도록 만드는 것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

    학습의 성공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결국 우리가 그 개념의 학습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쏟았는지에 달려있다. 학습이 목표라면 벼락치기는 비합리적인 행위다. (시험을 볼거라면 다른 이야기지만!)

    가장 좋은 학습의 방법은 ‘자세하게 적기’ 이다. 이 문장의 의미가 무엇인지? 이 문장은 왜 이것과 연결되는지? 에 대해서 생각하면서 계속 생각을 이어나가는 것이다. 물론 백과사전식 “얕고 넓은 지식” 을 위해서라면 이 방법이 효과가 없겠지만 실제 의미 있는 “통찰”을 위해서라면 이 방법이 의미 있다.

    운동은 우리가 배운 것을 장기기억으로 변환하는 데에 도움을 준다.

    11. 스마트하게 메모하기

    정보는 그 맥락과 떼어서 생각할 수 없다. 그리고 우리가 아는 정보를 더 많은 맥락과 연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11.1 한 번에 하나씩 메모하는 성공의 길

    학위논문 하나는 완성하는 데에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다. 그렇지만 메모는 하루에 몇 개 메모하는지가 쉽게 측정할 수 있다. 루만은 일생 9만개의 메모를 남겼다고 한다. 하루에 6개 정도의 메모를 계속 남긴 셈이다.

    11.2 두뇌 밖에서 생각하기

    우리의 뇌는 그다지 합리적인 장치라고는 할 수 없다. 일단 결론을 정해 놓고, 그 중간 다리를 인위적으로 만들어버리고는 한다. 그런 부분에 우리는 의존하고 싶지 않다.

    글으로 생각의 과정을 외면화함으로써 뇌의 특성을 보완할 수 있다. 글로 작성함으로써 중간에 답정너적인 내용을 끼워넣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모든 내용은 근거와 함께 작성되며, 추론 과정을 글로써 검증할 수 있다.

    메모 상자를 관리하면서 연결과 추론, 결론 도출 과정을 상시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책을 읽은 이후에 항상 영구보관용 메모를 추가하며, 이미 알고 있는 내용과 어떤 연관관계를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한다.

    11.3 애쓰지 않으면서 배우기

    우리의 뇌는 한번에 너무 많은 내용을 기억하지 않는 방향으로 진화했다. 만약에 중요하지도 않은 모든 내용을 기억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면 우리는 중요한 내용과 중요하지 않은 내용을 구분하지도 못한 채 책, 사건 등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서 생각할 기회가 없었을 것이다.

    학습과학에서는 ‘기억능력’ 을 ‘저장능력’ 과 ‘연결능력’ 으로 나누어서 생각한다. 저장능력이란 어떤 일에 대한 단편적인 내용을 저장하는 것이다. 연결능력은 그렇게 저장된 내용을 서로간 연결하는 것이다. 그리고 아직 밝혀진 바는 없지만 우리는 연결능력을 의도적으로 억제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저장능력은 아무리 노력해도 개선하기는 어렵다. 우리는 대부분의 내용을 이미 저장하고 있다고도 한다. 문제는 연결능력인데, 그 정보로 찾아가는 방법이 많으면 많을수록 그 내용을 기억하기가 쉽다. 예를 들어서 쉽게 기억하지 못하는 수업내용이라고 하더라도 그것과 연결되어 있는 ‘그것을 배울 때의 상황’ 등에 생각하다 보면 그 내용을 얼핏 떠올리는 경우도 생긴다. (서진: 면접 때 최대한 상기시키는 질문을 먼저 하는 것과 비슷하다.)

    기억술 중에서 ‘기억의 궁전’ 등을 생각하자. 내가 이미 ‘연결’되어 있는 사실에 다른 사실들을 연결하면서 기억하는 방법이다.

    동맥은 굵고 판막이 없고, 정맥은 얇고 판막이 있다는 단순암기보다는 “압력을 견디려면 호스가 강해야 한다. 아니면 찢어진다” / “심장은 강하게 박동하며 동맥은 압력이 높은 혈액을 받는 가장 첫번째 혈관이다” 와 같은 내용과 연결해서 기억하는 것이 더 성공적이고 쉽다.

    독립적인 여러 사실들을 암기하려고 해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사실들을 연결하는 능력이고, 정보를 연결하는 데에 성공할수록 우리는 더 똑똑해질 것이다. 메모상자 기법은 이를 촉진한다.

    12. 아이디어 발전시키기

    12.1 주제 발전시키기

    메모는 내가 현재 연구하고 있는 ‘맥락’ 에서 벗어나서는 안된다. 내가 지금 왜 이 개념에 대해서 관심을 가졌는지, 나중에 이 개념을 찾아보려고 한다면 어떤 상황에서 찾아볼 것인지, 내가 예전에 봤던 내용과 어떻게 연관되는지에 대해서 계속 생각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메모상자 기법은 자동화할 수 없다.

    12.2 스마트하게 연결하기

    루만이 메모를 정리했던 방법

    1. 개요 메모: 어떤 개념에 대해서 간략히 소개하고, 후속 메모들을 소개하는 메모
    2. 연결 메모: 다음 메모와 연결된 메모

    12.3 비교하고, 수정하고, 차별화하기

    우리는 메모상자를 지속적으로 점검하면서 메모 사이를 비교한다. 모순점, 역설, 상관관계를 찾는다.

    특정에 대한 양성반응 효과(feature-positive effect)에 대처할 수 있도록 해주기도 한다. 우리는 정신적으로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정보를 더 적극적으로 사용하려는 경향성이 있다. 특히, 최근에 접한 정보를 더 적극적으로 사용하려고 한다. 메모상자를 통해서 오래 전에 작성된 메모도 주기적으로 점검함으로써 이를 보완할 수 있다.

    12.4 생각의 도구 상자 조립하기

    단편적인 정보를 저장하고 기억해내는 것만으로는 큰 의미가 없다. 정보를 연결하는 것만이 지식의 시작이다. 메모상자 기법은 이를 촉진한다.

    게다가, 플래시카드처럼 메모상자에 저장된 지식은 주기적으로 인출된다. 메모상자를 열어보면 열어볼수록 우리는 그것에 대해서 더 잘 알게 된다.

    12.5 메모상자를 창의력 기계로 활용하기

    혁신은 갑자기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점점 더 좋아지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이때 개념 사이의 연관관계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능력이 생기는 것이다.

    메모상자 기법을 통해서 여러 개의 메모를 작성해두면 메모들을 비교해서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이러면 두 개념 사이의 비슷하고 다른 점이 더 눈에 확연히 들어온다.

    우리에게는 비교하려는 본성이 있다. 비교할 때 진정한 학습이 일어난다.

    12.6 상자 안에서 생각하기

    메모 상자를 통해서 두가지의 중요한 역량을 개선할 수 있다.

    첫번째, 진짜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메모들 사이에 중요한 연관관계를 찾고 추상화하는 능력

    • 주식에 투자한다는 것은 회사의 일부를 사는 것이다. 어제의 가격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두번째, 빠진 것이 주는 교훈: 내 메모에서 빠진 건 뭘까? 에 대해서 생각하기

    • 영국 비행기 중에서 살아돌아온 비행기는 날개에만 총탄이 많이 맞혀져있다. 분포에 따르면 날개에 총탄이 가장 많이 맞으므로 날개 쪽에 갑옷을 더 보강해야 한다. -> 엔진에 총탄을 맞은 비행기는 빠짐없이 추락했으니까…
    • 돈은 왜 중요할까? 만약에 돈이 없다면? 내가 갑자기 낯선 미국에 떨어졌는데 달러가 없다면?

    12.7 제약에서 창의성 촉진하기

    선택지가 제한되면 오히려 생산성이 증가되는 경우가 많다. 실험 방법을 제한함으로써, 교환의 매개체(=돈)를 제한함으로써 등등. 메모하는 포맷과 길이를 제한함으로써 창의성이 오를 수 있다.

    13. 통찰 공유하기

    13.1 브레인스토밍에서 상자스토밍으로

    브레인스토밍은 위험하다. 우리가 처음에 정했던 글감과 관련된 정보만 찾도록 하고, 그와 연관된 정보는 찾지 않도록 하기 때문이다. (올바른 시스템의 중요성) 게다가 브레인스토밍하는 인원이 많아질수록 아이디어의 넓이는 좁아지고 질은 나빠지려는 경향이 있다.

    브레인스토밍에 대한 노력을 메모에 대한 노력으로 전환하자.

    14. 습관화하기

    우리가 다음에 어떤 일을 할까? 에 관련해서 가장 연관이 있는 것은 우리가 어떤 의지를 가지고 있는지이다. 체육관에 가야지! 라고 생각하는 강한 의지가 우리를 체육관에 가게 만든다. 그런데 슬프게도 이런 선한 생각은 오래 이어지지 않는다.

    유일하게 오래 이어지는 의지는 습관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보통 일주일 전, 한달 전, 1년 전과 크게 변화 없는 삶을 산다. 이런 삶의 방식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단순 노출 효과때문에 우리는 바꿀 수 없는 행동을 가장 바꿀 수 있다고 믿게 되기도 한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바꾸려고 하기보다는, 바꾸고 싶은 행동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행동을 찾아서 그 습관을 들이는 것이 낫다.

    후기

    메모상자는 은퇴 자금 마련과 같다. 더 빨리 시작할수록 더 큰 수익이 되어서 돌아온다.

    우리가 스트레스를 받을 떄 행동을 바꾸기는 더 어렵다. 터널 효과라고도 이야기한다. 그럴수록 훨씬 단순한 해결책을 생각해야 한다.